세상보는 이야기

먹방이 집밥을 못 얻어 먹는 이야기ᆢ

건강소장 2023. 4. 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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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먹방에게 어제 밤에 삼겹살과 나물은 최고의 식감으로 다가와 배부르게 먹었다. 곁들인 소주 맛은 달달하게 느껴지며 목젓을 짜릿하게 적셔주었다.

오랜만에 들른 친구 매장에 선술집을 운영하는 사장님이 삼겹살을 사오셨다. 마지막 손님이 나가자 매장의 문을 닫고 소금에 절인 두근반의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다.

손이 빠른 친구가 식사 준비를 미리 해놓았다. 셋이서 식탁에 둘러 앉아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는 삼겹살에 상추와 향기나는 나물들과 마늘 그리고 묵은 된장을 얹어 입안에 넣었다.

우적우적 씹는 식감은 먹방에게 최고의 포만감을 주었다. 밥한그릇에 두근반의 삼겹살까지 정말 많이 먹었다. 취향에 따라 소주와 막걸리로 그리고 마지막엔 호프집으로 옮겨 맥주를 마셨다.

노래방 가자는 제의에 새벽 출근이라서 안된다고 하고는 택시를 탔다. 술내음과 마늘냄새를 싫어하는 어부인의 잔소리에도 곧바로 잠이 들었다. 오랜 습관에 따라 저절로 눈을 뜨니 새벽출근 시간이였다.  

젊은날 소주로 위장병을 고친 경험으로 과음을 해도 출근은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두세시간 자고도 새벽 출근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이동을 하며 혹시나  실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밤의 기억들을 되살리고 있다.

필름이 끊기는 현상으로 주량을 줄여야 겠다는 생각만 할 뿐이다. 주(酒)님만 보면 완샷에 쾌감을 만끽하게 된다. 급기야 어부인이 칼을 빼들었다. 먹방의 약점인 밥을 주지 않는다. 지난번에는 열흘을 밖에서 밥을 사먹었다.

40만원대의 밥통을 사주고 겨우 화해를 했다. 그런데 그 큰 형벌을 잊고 오늘 새벽에 귀가하여 새벽에 출근했다. 이번엔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고민이다. 내 입맛에 맞는 집밥 생각에 먹방의 배에서 쪼르륵 소리가 크게 들린다.

2023.  04. 27.  오전 시간에ᆢ